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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연기적 사유와 인간의 책임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녀에게 비친 아이히만은 성실하고 정직한 관료였다. 유대인을 좋아하는 친절하고 정직한 이웃집 아저씨와 같았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600만 명의 유대인 학살을 주도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의 행동이 상대에게 어떤 아픔과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렌트는 사유를 인간의 능려깅 아니라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즉, 자신의 행동이 세계에 끼칠 영향과 의미를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 우리는 나의 행동이 다른 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생각해야 할까? 그것은 바로 모든 것은 서로 깊은 관계 속에서 연기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의 행동은 어떤 식으로든 세계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사유는 책임이라는 아렌트의 통찰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큰 틀에서 보면 아렌트의 철학과 불교의 연기적 사유는 서로 통하고 있다. 인간과 세계를 독립적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 전체를 일관하고 있는 메시지는 나와 세계가 연기적으로 존재한다는 실상을 깨쳐야 한다는 것이다. 불교에서 동체자비를 강조하는 것도 이것을 깨쳤을 때 비로소 진정한 사랑이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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